개인적으로 기계식 시계를 참 좋아해서(갖고 있는 시계는 단 한점도 없지만, 시계라는 기계 자체를 좋아한다) 저번에는 파주 헤이리의 타임앤블레이드박물관에 다녀왔었다.
이 박물관은 천여점 정도 되는 시계를 수집하셔서 전시관을 꾸민 컨셉이다. 어디서 이렇게 많이 모으셨는지 입이 떡 벌어진다.
이번에 다녀온 곳은 정동진 시간박물관이다. 아마 국내는 여기를 끝으로 시계 박물관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아침에 KTX를 타고 정동진 역으로 갔다.
타임앤블레이드 박물관은 좁은 공간에 어마어마한 양의 시계를 전시 해둔거라 몰입도가 좀 떨어진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정동진 시간박물관은 컬렉션을 전시 하는것도 있지만 시계학에서 시계 이론의 개론을 다룰때 진행하는 순서와 일치하는 관람 컨텐츠를 구성해놨다. 교육 목적에서도 아주 훌륭하다.
첫 번째는 해시계, 향 시계 ( 눕혀놓은 향에 쇠구슬이 달린 줄을 일정한 간격으로 걸어놓고 한쪽 끝에서부터 향을 태우다 보면 걸어 놓은 줄이 아래에 있는 쟁반에 떨어지게 되고 이 소리를 시간으로 삼았다.) 와같은 원시적인 시계부터 시작한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큰 흥미가 없었기 때문에 사진은 남기지 않았다.
다음으로는 weight driven 시계가 나온다. 여기서는 분동시계라고 설명이 적혀있다. 실제로 동작하기 때문에 기어 트레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다 볼수있다. 개인적으로 정동진 시간박물관의 시계는 실제로 작동하는 시계가 많아서 좋았다. 역시 시계는 움직여야 예쁘다.
갈릴레이 갈릴레오의 진자의 법칙을 발견했고 이 법칙을 시계에 도입해 시간 정확도가 비약적으로 늘었다. 갈릴레이 갈릴레오는 시계의 역사를 설명할 때 꼭 등장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위 시계는 움직이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게다가 기어트레인이 다 노출되어 있어서 가까이서 기어들이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escape whell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마음이 참 고요해진다.
그 다음은 크로노미터 시계이다. 배에서 정확한 시간 측정을 하기 위해 고안된 시계이며 영국의 존 해리슨이라는 사람이 만들었다. 해상시계라는 책에서 읽은적이 있지만 실물로 본 것은 처음이다. 흔들리는 배에서 위치 보정을 어떻게 하는지 가늠해 볼 수 있었다.
그 다음은 원자시계 (현대 시간의 실질적인 기준이 된다)가 소개되고 이제 이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시계 컬렉션을 구경하게 된다.
거의 다 사진을 찍었지만 70장 이상이므로 여기에 다 올릴수 없어 몇가지만 올린다.
아래 두 시계는 실제로 모형으로도 판매가 되고있는 시계이다. 단 모형으로 판매되는 시계는 태엽장치가 없고 무게추 방식이기 때문에 아래와 같이 자연스럽운 움직임은 기대하면 안된다.
예전에는 손목시계의 무브먼트가 좋았는데 그냥 시계를 보는게 더 즐겁다. 공간의 제약이 손목시계보다 덜하니 개성이 있어서 좋다.
이 외에도 많은 시계들이 있는데 정말 볼만하다. 꼭 가서 한번 보기를 추천한다. KTX타면 그리 멀지도 않기 때문에 바다도 보고 맛있는것도 먹고 시계들도 보면 딱 좋을 것 같다!